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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명작애니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리뷰

by 카비아 2025.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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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잃는다는 것, 나를 잃는다는 것”

–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리뷰

낯선 세계, 낯선 존재들, 잊힌 이름.
어린 소녀가 부모를 잃고 홀로 이끌리는 세계 속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해야 했던 첫 번째 일은 바로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이었다.


영화 개요

  • 제목: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Spirited Away)
  •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 제작: 스튜디오 지브리
  • 개봉: 2001년
  • 장르: 애니메이션, 판타지, 성장 드라마

이 작품은 아동용 애니메이션이라는 틀을 넘어, 일본 애니메이션 역사상 가장 상징적인 작품으로 손꼽힌다.
제75회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 수상,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 수상 등
국제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줄거리 요약

10살 소녀 치히로는 부모님과 함께 새로운 도시로 이사를 가는 도중,
우연히 한 터널을 지나 이세계로 들어간다.
그곳은 신들이 머무는 목욕탕이 있는 신비한 세계이며,
부모는 금기를 어기고 돼지로 변해버린다.

치히로는 스스로를 ‘센’이라 불리며 일을 시작하게 되고,
이름을 잃고, 현실을 잊어가는 위험 속에서
다시 자신의 정체성과 가족을 되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

  1. 현실과 환상의 경계
    영화는 동화 같은 색감과 캐릭터를 통해 비현실적이면서도 익숙한 세계를 창조한다.
    목욕탕, 유바바, 가오나시 등은 모두 초현실적인 존재지만,
    그들이 가진 욕망과 두려움은 오히려 인간적이다.
  2. 정체성과 이름의 의미
    유바바는 치히로의 이름을 ‘센’으로 바꾸며 지배하려 한다.
    이는 단순한 명칭 변경이 아니라, 존재의 소멸에 가까운 행위다.
    이름을 기억한다는 건 곧 ‘나는 누구인가’를 잊지 않는 일이다.
  3. 캐릭터로 표현된 감정의 층위
    • 가오나시: 소외와 외로움의 화신
    • 하쿠: 정체성을 잃은 채 살아가는 사람들의 상징
    • 유바바와 제니바: 권력과 치유, 이중적 세계관의 양면성
    각각의 인물은 단지 기능적인 존재가 아니라,
    인간 내면의 심리 상태를 상징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성장 이야기로서의 완성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본질적으로 한 아이의 성장기다.
치히로는 처음엔 겁 많고 짜증 많은 아이였지만,
현실을 마주하고, 일하고, 실수하며 점차 강해진다.

그 과정은 위협적인 시련으로만 가득한 것이 아니다.
다정한 존재들의 도움, 예상치 못한 따뜻함도 치히로의 변화에 깊이 기여한다.

이 영화는 단순히 “무언가를 이겨낸다”는 전형적인 성장 서사가 아니다.
세상 속에서 나를 지키는 법을 배워가는 이야기다.


미장센과 연출

  • 색감: 붉은색과 금색의 조화는 이세계의 신비함과 위협을 동시에 표현
  • 카메라워크: 느린 이동과 정적인 컷이 많아 관조적인 시선 유도
  • 사운드: 히사이시 조의 음악은 장면마다 정서적 몰입도를 배가시킨다

특히 기차를 타고 가는 장면은 말이 거의 없이도 깊은 울림을 주는 대표적인 연출이다.
침묵, 정적, 멀어지는 풍경. 모두가 ‘내면의 성찰’을 시각화한 장치다.


우리가 얻는 메시지

  • 진짜 어른이 된다는 것은 책임을 안고 자기 선택을 감수하는 것이다.
  • 이름을 잃는다는 것은 자아를 잃는 것이다.
  • 낯선 세상일수록 나를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 때로 세상은 두렵고 거칠지만, 도움과 따뜻함은 반드시 존재한다.

마무리 감상평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어릴 때 보면 무서운 이야기처럼 느껴지고,
성인이 되어 다시 보면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 된다.

그 안에는 가족, 자아, 노동, 권력, 상실, 자립, 기억 등
수많은 테마가 겹겹이 쌓여 있다.

이 작품은 단지 아름다운 애니메이션이 아니다.
그건 한 사람의 인생, 그리고 세계에 대한 해석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영화를 잊지 못하고,
다시 돌아와 보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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